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타임빌라스 송도. 인천을 대표하는 이 두 쇼핑몰의 공통점은 친환경 건축자재 기업 썬파크㈜가 참여했다는 점이다. 이 회사를 이끄는 이는 이윤규(55) 대표.

이 대표의 인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소명이 이끄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젊은 시절 노조위원장, 언론인, 정치인을 꿈꾸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부산기계공고를 졸업한 그는 경남 창원에서 현장 노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0년대 격렬했던 노조 활동을 직접 경험하며 “노조의 주장도 일리는 있었지만 경영진과의 대립 일변도에는 의문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창원에서 노조위원장이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신뢰 부족으로 낙선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정치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됐다.

당시 사회는 학력에 따른 보이지 않는 벽이 높았다. ‘고졸은 현장직, 전문대졸은 관리직, 4년제는 사무직’이라는 암묵적인 구분 속에서 그는 야간대학을 다니며 학업을 이어갔고, 이후 대상그룹 해외영업직으로 이직했다.

안정적인 연봉을 받던 30대였지만 “정치를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고, 그렇게 탄생한 회사가 올해로 24년째인 썬파크다.

썬파크는 2002년 국내에 처음으로 친환경 외장재 ‘테라코타’를 소개한 기업이다. 흙을 고온에서 압축해 만든 테라코타는 일반 석재나 금속보다 평균 1.5배 비싸지만, 탄소 배출량이 알루미늄에 비해 100분의 1에 불과하고 100%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자재다.

 

 

이 대표는 “석재는 채굴 과정에서 먼지와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라돈 등 발암물질이 포함된 건축자재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며 “테라코타는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라코타는 관리 효율도 뛰어나다. 먼지가 잘 흡착되지 않아 비만 내려도 깨끗해지고, 물 흡수율이 낮아 이끼나 변형이 거의 없다”며 “줄눈을 없앤 오픈 조인트 방식으로 소음을 흡수해 도시 소음 저감에도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송도 셀트리온 사옥도 우리가 참여했는데 아마 15년 동안 건물 외벽 청소를 한 번도 안했을 것”이라며 “송도 건물들이 모두 테라코타로 지어졌다면 지금보다 훨씬 조용하고 쾌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그린 빌딩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옥상 중심의 태양광 패널 설치 방식에서 벗어나 건물 외벽, 유리 커튼월 등 다양한 공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관련 특허도 이미 14건이나 보유하고 있다.

청년 시절 “세상을 바꾸겠다”던 열정은 여전히 그를 움직이고 있다.

이 대표는 “젊은 땐 깨끗한 정치인을 꿈꿨다. 하지만 사업을 하다 보니 나 자신도 자문할 때 떳떳하지 못한 순간이 있었다”며 “이제는 친환경과 신재생에너지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 제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부끄러움을 알고, 세상을 향해 배우는 청년이었다.

출처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https://www.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