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경력의 친환경 건축 사업가, 썬파크 이윤규 대표는 스스로를 “역량이 부족했다”고 겸손하게 말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국내 건축 시장에 ‘테라코타’, ‘고밀도 목재 패널’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이제는 태양광 에너지 분야까지 아우르며 친환경 건축의 미래를 개척해 온 한 혁신가의 연대기였다. 돈이 아닌 가치를 좇아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을 걸어온 그의 목소리에는 지구와 사람을 향한 뜨거운 진심이 담겨 있었다.

국내 최초, 친환경 건축자재 시장을 열다

“남들이 아무도 안 하는 거, 고객도 모르는 제품을 우리도 잘 모르지만 ‘이게 좋겠다’는 확신 하나로 시작했습니다.”

이 대표의 첫 번째 도전은 ‘테라코타’였다.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이 흙을 빚어 만든 친환경 외장재를 ‘숨 쉬는 황토 세라믹’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 낯선 이름은 시장에 정착하기까지 5-6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테라코타’는 건축업계의 표준이 되었다.

그의 다음 도전은 ‘고밀도 목재 패널’이었다. 열대우림 파괴와 탄소 배출 문제를 고민하던 그는, 조림한 나무의 톱밥으로 만들어 내구성은 영구적이면서도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적은 혁신적인 자재를 발견했다. 국내에 없던 ‘고밀도’라는 개념을 직접 만들어 붙이며 마케팅에 나섰고, 이 또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단순히 시장 크기를 보고 전략적으로 접근했다면 더 큰 회사가 되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속한 분야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그것이 제로 시장을 개척하는 원동력이었습니다.”

자재를 넘어 에너지로, ‘액티브’한 도전을 시작하다

친환경 자재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이 대표는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창문을 통한 에너지 손실을 막는 ‘차양’ 기술을 연구했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을 오가며 신기술까지 획득했지만, 태풍과 황사가 잦은 국내 환경으로 인한 한계에 부딪혔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패시브(Passive)’ 방식에 한계를 느끼고,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액티브(Active)’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래서 태양광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이제 그의 목표는 제로에너지빌딩(ZEB)과 RE100 시대를 선도하는 태양광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건물 외피, 커튼월 등에 태양광 기술을 접목해 2030년까지 코스닥 상장을 이루고, 그 결실을 함께 고생한 직원들과 나누는 것이 그의 ‘마지막 역할’이라고 말하는 그의 눈빛은 강했지만 매우 따뜻했다.

“회사가 없어져도 직원은 성장해야 합니다” – 사람 중심의 경영 철학

이 대표의 경영 철학은 독특하다. 그는 직원들에게 “여기서 배워서 나가서 사업하라”고 격려한다. 실제로 썬파크에서 몇 년만 일하면 다른 곳에서 1.5배의 연봉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하게 훈련시킨다.

“경영자는 회사가 망해도 직원들이 사회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게 해줄 책임이 있습니다. 단순한 직무만 맡기는 게 아니라, 기획부터 사업계획서 작성까지 시키죠. 스스로 비전을 만들고 성장하게 하는 겁니다.”

물론, 회사를 함께 키워나갈 직원들에게는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며 그 과실을 확실하게 나눈다. 능력에 따라 연봉의 절반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기도 한다. “이익이 많지 않아 아쉽다”고 말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직원들에 대한 애정이 깊이 배어 있었다.

 

 

 

 

“인천, 서울의 변두리가 아닌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인터뷰 내내 이 대표는 ‘인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는 동시에 아쉬움도 토로했다. 경북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지만, 20년 넘게 살아온 인천은 이제 그의 명실상부한 고향이다.

“유럽 항공권에 ‘인천/서울(Incheon/Seoul)’로 병기된 것을 보고 화가 났습니다. 300만 도시 인천이 왜 서울의 이름에 기대야 합니까? 이제는 서울 사람들이 송도로 오는 시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는 젊은 인재들이 송도를 떠나는 이유가 열악한 ‘환경’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딱딱한 분위기의 식당, 쓰레기 가득한 보행로, 특색 없는 도시 경관을 비판하며 “돈보다 환경이 더 중요한 가치를 갖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인천이 젊고 훌륭한 인재들을 빼앗기지 않고 도리어 유치할 수 있기 위해서는 역사와 가치를 녹여낸 경쟁력 있는 도시 경관 구축에 힘을 실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도시의 경쟁력이 ‘건축’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외국인들이 송도에 건물을 보러 오지 않습니다. 건축을 부동산이나 예산 처리의 대상으로만 보니 도시가 죽어가는 겁니다. 100년을 내다보는 예술적인 건축물을 통해 K-건축가를 키우고,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어야 합니다. 모든 위대한 도시는 건축이 앞서가고 문화와 예술이 따라왔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윤규 대표는 ‘뒤따라가는 것을 싫어하는 선진국형 사고’를 가진 사업가였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기업 소개를 넘어, 환경과 사람, 그리고 도시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하며 대한민국 친환경 건축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그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그가 가는 길이 우리가 가는 길이 될 수 있기를 함께 응원한다.

 

 

출처 : K연합일보(https://www.kyhnews.com)